디지털 자산의 과세와 국제적인 법적 문제

 

디지털 자산의 과세와 국제적인 법적 문제

암호화폐와 NFT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들 자산에 대한 과세 및 법적 규율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와 국경 없는 거래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기존 세무체계 및 국제법과 충돌하거나 새로운 해석을 요구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본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과세 체계, 국제적인 법적 쟁점, 각국의 대응 현황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합니다.

1. 디지털 자산의 과세 필요성과 과세 대상

디지털 자산은 통화의 기능을 갖추기도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는 이를 자산(Asset)으로 분류하여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양도소득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적용될 수 있으며, 보유에 따른 이자 또는 스테이킹 수익 역시 과세 범위에 포함됩니다.

과세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활동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 암호화폐의 매매 차익: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의 매수 후 매도 시 발생하는 수익
• 스테이킹·채굴 보상: 네트워크 유지 활동에 따른 보상 수령
•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결제: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발생하는 자산 가치의 이동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경제 활동이 디지털 자산을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국가별로 과세 체계를 마련하고 거래 이력에 대한 투명한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2. 국가별 디지털 자산 과세 제도 현황

2025년 현재, 많은 국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과세 제도를 점차 정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암호화폐를 재산(Property)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매도 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세금 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세청(IRS)은 거래소에 세금 관련 데이터 보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도입해 과세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2025년부터 디지털 자산의 양도 차익에 대해 세율 22%로 분리 과세가 시행 중이며, 연간 2.5백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과세가 적용됩니다. 거래소는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세무 당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으며, 점차 탈중앙화 플랫폼에 대한 규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디지털 자산의 소득을 일반 소득으로 분류하며, 보유 기간에 따라 세율 차등을 두기도 합니다. 반면, 싱가포르와 엘살바도르 등 일부 국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암호화폐 과세를 면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어 국가 간 과세 정책의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3. 국제적인 법적 쟁점과 규제 공백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된 특성상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단일 국가의 규제만으로는 효과적인 법 집행이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국제적인 법적 쟁점이 존재합니다.

3.1. 과세 관할권 문제

디지털 자산의 발행지, 보유자 국적, 거래 서버 위치 등이 모두 다를 수 있어 어느 국가가 과세 권한을 갖는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이중과세 또는 과세 회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2. 익명성 및 자금세탁 문제

암호화폐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 불법 자금 은닉에 악용될 우려가 높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을 도입하여 거래소 간 사용자 정보 공유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각국은 이에 맞춰 법제화를 추진 중입니다.

3.3. NFT 및 디파이(DeFi)의 법적 공백

NFT,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등 새로운 디지털 자산 형태가 등장하면서 기존 법 체계로는 포괄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NFT는 예술품이자 투자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디파이는 중개자가 없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금융 규제와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4. 글로벌 규제 동향과 국제 공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기구들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공동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OECD는 ‘암호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를 통해 글로벌 금융 기관 및 거래소의 보고 의무를 정립하고 있으며, G20과 IMF는 공통된 과세 기준과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MiCA 규제안’을 시행하여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에 대한 등록, 투자자 보호, 시장 감시 등의 규정을 법제화했으며, 이는 국제 규제 통일화에 중요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5. 향후 전망 및 과세 시스템 개선 방향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이 성숙하면서, 글로벌 과세 체계의 통일성과 기술 기반의 세무 시스템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기록은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제공하므로, 이를 활용한 자동 과세 시스템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계약을 통한 과세 자동화, KYC/AML 통합 솔루션, 탈중앙화 플랫폼의 준법화 등도 제도권 내 통합을 위한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입니다. 기업과 개인은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여 디지털 자산 거래에 따른 세무 계획과 법적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6. 결론

디지털 자산은 전통적인 세금 체계와 법적 프레임워크에 도전장을 내민 기술 혁신의 대표 사례입니다. 과세 및 법적 문제는 단순한 행정의 영역을 넘어서, 국가 간 정책 조율, 법적 해석, 기술 적용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는 복잡한 이슈입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 기업 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과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은 기술의 진보와 제도의 융합을 통해 디지털 자산의 책임 있는 활용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결정적인 시기입니다.